김재희 개인전
Jaehee Kim’s solo exhibition
12 -30 Aug 2020
ThisWeekendRoom
Artist
김재희 Jaehee Kim →
Credit
기획|디스위켄드룸
글|김영희, 이시은
사진|이정우
Curated by ThisWeekendRoom
Text|Younghui Kim, Sieun Lee
Photography|Jungwoo Lee
Preface
‘트레저 헌터(Treasure Hunter) – 당신의 보물은?’
“외다리 남자를 조심하라. 외다리 남자가 나타나면 은화를 주겠다고 약속했으니 곧 나에게 알려야 한다.”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 『보물섬(Treasure Island)』 중에서
‘트레저 헌터’하면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 영화 <인디아나 존스>다. 영화는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가 보물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를 탐험하고 목숨을 걸고 싸우며 보물이 있어야 할 자리에 보물을 되돌려놓고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보물은 항상 땅 속에 있다. 그러니 보물을 찾는다는 것은 어쩌면 보물이 묻힌 곳 혹은 탄생한 곳에 대해 상상하는 것이 아닐까.
보물은 자연에 기인한 땅에서 비롯된다. 땅은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는 근원적 발생지이며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하면서 탐욕스럽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쓰임’의 역할을 달라지게 하는 발생학적인 근거지이다. 예술에서도 땅의 쓰임이 환원되어 빛을 발하던 시기가 있었다. 중세 미술의 황금기라고 부르던 비잔틴 미술이 그러했다. 당시에는 모자이크를 통해 색 돌이나 채색된 돌, 유리를 사용해 종교의 신비감을 건축 공간으로 확장하며 신의 영원성을 유지해 공허한 삶의 위안으로 삼았다. 이는 보이지 않는 실체에 대한 허상을 시각화하여 소망으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건축 양식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돌의 쓰임을 아름다움의 가치로 변화시키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고고학적 감성의 제목을 건 전시 <트레저 헌터>는 모자이크 방법론을 동시대의 시각언어로 확장한 김재희 작가의 작품세계를 탐색해보고자 기획되었다. 실제 사용 가능한 로또 용지 위에 보석처럼 반짝이는 재료로 로또 당첨의 환영을 보여주는 <Pick your numbers>(2020)를 비롯해 건축 설계도를 연상케하는 드로잉에 따라 유리구슬을 피라미드 형태로 모자이크 한 <il gioco>(2015) 시리즈, 화려한 색의 테세라들이 집약적으로 모여 모호한 풍경을 구성하는 <Shape>(2018-2020) 시리즈 등은 보물이 제 위치를 찾아가듯이 작가의 손끝에서 테세라가 움직여 제 위치에 놓이며 보물이 된 작가의 작품들이다. 자연으로부터 찾아낸 보물을 또 다른 가치를 지닌 보물로 만들어가는 작가의 수행적 행위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모자이크의 아름다움은 행위 방식의 촉각성과 시각성으로 결정된다. 그리고 그 경계의 접점에서는 숭고한 노동이 뒤따른다. 시간과 함께한 노동은 그 자체만 보면 ‘비-물질(immaterial)’이다. 노동의 흔적은 물질화 될 수 없다. 그러나 ‘물질(material)’은 그간의 노고를 보상해 준다. 또한 비-물질은 물질에 의해 사라지고, 결과물은 물질과 비-물질이 서로 교차하는 가운데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뒷받침해주는 것은 환상과 환영이다. 수행적 행위는 결국 비-물질을 전제로 물질의 결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김재희 작가는 비-물질화되어 있는 카오스의 세계관을 모자이크라는 물질로 시각화한다. 그리고 물질에 상상을 개입시켜 끝없는 환영의 실천을 유도한다. 모자이크는 공예와 유사한 수행적 행위 방식을 지니며 한 장르에 속하기보다는 다양한 시각영역으로 확장이 가능한 예술로 봐야 옳다. 하지만 일반적인 시각에서 모자이크는 여전히 생소하고 건축의 한 부분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강하다.
이번 전시는 모자이크가 더 이상 건축의 한 요소로 한정된 예술이 아님을 환기시키고, 무한한 확장성을 지닌 동시대 예술로서 전통적 방식을 취하며 지금의 감성을 보여주고 있는 김재희 작가의 모자이크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작가 김재희에게 보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작가는 보물을 찾아 탐험을 떠난 듯 긴 여정의 탐사를 지속하는 중이다. 작은 테세라(Tessera)로부터 한 땀 한 땀 모양을 잡아 이 모양 저 모양으로 구획 지어 보물로 만든다. 전통적 방식의 모자이크는 상징성을 지니며 테세라의 객체가 모여 전체를 이루는 반면 김재희의 작품은 상징성에 한정되지 않고 흩어져 있는 테세라의 물질로부터 작가 특유의 위트와 회화적 감각을 덧붙인 균형감을 드러낸다.
보물은 숭고한 노동의 대가가 만들어 낸 산물인가, 아님 보물의 환상을 실현하기 위한 행위인가? 여전히 헷갈리고 혼란스럽다. 어쩌면 보물은 스스로가 만든 환영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다.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지금,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을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되었다. 예전과 같은 일상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 진정한 보물이 아닌가 싶다. 전시 <트레저 헌터>를 통해 멀리 있지 않는 각자의 보물을 찾아보기를 기대한다.
글|이시은 (미술비평, 예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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