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임 개인전
Sungim Choi’s solo exhibition
10 Apr – 3 May 2020
ThisWeekendRoom
Artist
최성임 Sungim Choi →
Credit
기획|디스위켄드룸
글|양효실
사진|이정우
후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
Curated by ThisWeekendRoom
Text|Hyosil Yang
Photography|Jungwoo Lee
Support|Arts Council Korea
Preface
디스위켄드룸은 2020년 4월 10일부터 5월 3일까지, 최성임 작가의 개인전 <발끝으로 서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최성임 작가는 일상의 소재를 다루며 삶과 예술을 연결하고, 서로 다른 두 개념 사이의 균형에 관한 이야기를 신작들과 드로잉으로 선보인다.
설거지 건조대에 불완전하게 세워 놓은 접시와 빨래 건조대 위에 접혀 말려지는 이불, 밥상을 임시로 덮은 보, 의자와 선반을 받치는 다리 등 작가는 일상을 영위하는 데 보조 기능을 수행하는 사물들의 관계를 주목한다. 황금색 실로 엮어가는 이불, 투명한 원판 속 손뜨개 매트, 선으로 세워진 기둥 등 긴장감 있게 놓인 작가의 신작 오브제들은 집과 같은 공간에 설치되어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을 연출한다.
전시의 타이틀인 <발끝으로 서기>는 작품의 이해를 도울 중요한 단서이다. 이는 작품이 설치되는 형태를 의미하는 동시에 작가 자신을 포함해 오늘날 사회 구성원과 예술이 처한 상태나 위치를 점검하고 보고하는 작가의 의지를 내포한다. 발끝으로 서는 행위는 흔히 위태롭거나 버거운 상황을 암시한다. 하지만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이 행위를 더 이상 위태로운 상황으로 간주하지 않고, 우리 모두에게 요구되는 삶의 필수 조건이자 어느 상황에서도 굳건히 일상에 뿌리내리는 강인한 정신적 육체적 상태임을 강조한다.
작가는 그동안 작고 약한 것을 모으며 어린 시절의 집에서 출발해 사라지는 장소를 찾아가 작업으로 이름(제목)을 새로 짓고, 실로 짓고, 집을 짓고, 글을 지으며, 무언가를 일으켜 세웠다. 끊임없이 발끝으로 서기를 시도한 것과 다름 아니다. 작가는 여러 갈등의 대립으로 우리 사회가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딛는 많은 이들에게 이번 전시가 작은 힘이 되길 바란다.
Artist Statement
이 바닥은 나의 무대가 아니었다. 수많은 크고 작은 구멍들이 뚫린 바닥은 가만히 서 있기에는 불안하기만 했다. 그래서 움츠러들어 발끝을 세우게 되었다. 언젠가는 구멍 속으로 떨어질 것 같아서, 또 적어도 이곳과 나는 결코 같이어우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어떠한 기운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움직여야 했다. 그래서 잠깐이지만 면적을 최소화하며 있는 힘을 다해 발끝으로 서야 했다. 발끝으로 서서 이곳을 무사히 지나 바닥에 뿌리내릴 곳으로 한 발자국 내딛고자 했다. (2019)
그동안 나의 작업의 재료들은 플라스틱 공, 끈, 망 등이 아니라 ‘시간’이었다. 내 삶의 시간, 생활의 실질적인 시간을 작업의 재료로서 고스란히 작품에 집어넣었다. 그래서 수개월 동안 짠 황금 이불과 수많은 비닐이 겹쳐진 기둥,사만 오천 개의 공이 들어간 작업들이 나오게 되었다. 잡히지 않는 일상의 시간과 동등한 부피의 시간을 작품에 새기는 작업이 절실했고, 많은 부분 작업의 지지대가 되어주었다.
내가 만든 작업은 바닥과 천장 사이 중간의 어느 지점에 있다. 면적을 바닥에 적게 닿고 최소한의 천장과 바닥 지지대를 빌려서 작품이 존재하는 상태를 생각했다. ‘황금 이불’은 바닥에 깔려 덮는 상태이나 작품 자체의 끝으로 세우게 했다. 비닐로 만든 기둥들도 천장과 바닥의 지지대 사이에 있다. 어찌 보면 모두 바닥에 뿌리내리지 못한 상태이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 지금은 다른 결의 시간을 느낀다. 복작복작한 일상의 소리들로 덮인 시간이 아닌 작업 속 소리들이 들린다. 살며시 그 덮개를 올리고 지금의 시간을 나타내본다. (2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