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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 룸(Contact Room)

박제성의 아티스트 라이브 쇼케이스
Je Baak's Live Showcase
2017. 6. 23 (금)
Open hour_ pm 8 - 9:30
참여작가_ 박제성
프로젝트 매니저_ 유도원
테크니컬 디렉터_ 김성현, 임경훈
사진기록_ 유도원
구술기록_ 최솔구
기획 _ 김나형, 최솔구
주관 _ 디스위켄드룸
프로젝트 < 아티스트 라이브 쇼케이스(2017) >: 디스위켄드룸은 2017년 6월 한 달 동안 매주마다 윤정미, 정소영, 이정배, 박제성이 진행하는 ‘아티스트 라이브 쇼케이스’를 개최한다. ‘아티스트 라이브 쇼케이스’는 예술의 가치를 완결이 아닌 진행형에 두고 새로운 것이나 결과물(작품) 보다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것(Happen)’에 주목하는 디스위켄드룸의 프로젝트이다. 지난해에 이어 사진, 설치, 조각, 미디어 등 서로 다른 매체를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중인 네 명의 작가들을 초대하여 그들의 현재 고민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퍼포먼스와 해프닝, 워크숍 등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This Weekend Room will host 'Artist Live Showcase 2017', which will be held by Jeongmee Yoon, Soyoung Chung, Jeongbae Lee and Jebaak every week for one month in June, 'Artist Live Showcase' is the project that focuses on 'Happen' rather than new or finished works by putting the value of art in a progressive form. Following last year, we invite four artists who are active on different media such as photography, installation, sculpture and media to show their performances, happening and workshops to the audience.

< 컨택트 룸 Contact Room >은 박제성 작가가 고민해 온  ‘본다’는 행위의 주체에 대한 질문을 새로운 미디어 퍼포먼스를 통해 되묻는 자리이다. 미디어 퍼포먼스에 참여하는 응시자(gazer)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40분 동안 바라본다. “모든 봄에는 근본적으로 나르시시즘이 있다”는 메를로 퐁티의 말처럼 응시자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의 움직임은 아이트래킹 장비를 통해 비물질적으로 기록된다. 6월 23일 금요일 저녁, 관객들은 응시자의 시선이 작가의 코딩을 거쳐 새로운 이미지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에 함께 하며, 보고있는 자신을 바라보는 명상의 시간을 갖게 된다.

박제성의 컨택트 룸 Je Baak's Contact Room
“풍경이 내 속에서 자신을 생각한다. 나는 풍경의 의식이다. (Le paysage se pense en moi, et je suis sa conscience)” – Paul Cézanne (quoted by Maurice Merleau-Ponty)

작가 박제성은 디스위켄드룸에서 주관한 그의 아티스트 라이브 쇼케이스에서 그간 고민해 온 ‘본다’는 행위의 의미와 주체에 대한 질문을 담은 새로운 미디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작가는 응시자(gazer)로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49분 동안 바라보는 다소 불편한 수행을 경험했다.

이 시선의 움직임은 미디어 테크놀로지에 의해 기록되고 가상공간 안에서 물리적으로 표현되었다.

<컨택트 룸(Contact Room)>에 참여한 15인의 관객들은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영상을 바라보며 개별적인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퍼포먼스가 끝난 후 진행된 아티스트 토크에 대한 기록이다.

“안녕하세요. 박제성입니다. 저는 디스위켄드룸에서 주관한 2017년 아티스트 라이브 쇼케이스의 마지막 주자입니다. (거울 장비를 가리키며) 해보고 싶은 분은 직접 해보셔도 좋습니다.

오늘 저는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시작의 과정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Karmic Documentary>는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시선, 자신이 자신을 만나는 접점이 기록되고 그것이 풍경을 만들어내는 미디어 퍼포먼스입니다. 아직 작품이라기보다는 작업이라고 하는 것이 편할 것 같군요. 저는 여러분 앞에서 49분 동안 앉아 있었습니다. 사전에 49분의 리허설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 시도였구요. 그 시간 동안 온전히 몰입하고 싶었습니다. 그 시간동안 제 경험에 대해 들려드리겠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저는 본다는 행위와 그린다는 행위를 동일시 하고 있었습니다. 관객 분들이 보기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시선을 움직였습니다. 어느새 그러한 의식을 놓아버리고 눈에 보이는 제 얼굴을 들여다봅니다. 머리를 왜 이렇게 하고 왔지? 내 얼굴이 이렇게 짝짝이였나? 면도를 하고 올걸 그랬구나! 내 얼굴이라는 것은 나에게 가장 익숙한 것이지만 이렇게 내 얼굴을 오랜 시간 바라보는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사실 불편한 경험이기도 했구요. 눈 둘 곳을 찾아서 헤매다가 다른 분과 시선을 마주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포기하고 멍하게 얼굴을 보다가, 다시 시선을 회피하기도 했구요. 문득 내가 이렇게 내 아버지와 닮았던가? 내 아들도 내 나이가 되면 이런 얼굴을 하게 될까? 라는 생각이 들자 울컥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업(Karma)’은 좋고 나쁜 가치가 아닌 내가 겪고 살아가면서 만들어내는 인과인 것인데, 아이는 어떻게 보면 나의 가장 큰 업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들도 긴 시간 동안 고생이 많으셨지요. 여러분 중에는 가부좌를 하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본다는 과정은 참선과 비슷합니다. 참선을 할 때 숨쉬는 것에 집중하면 숨이 불편하고 숨쉬기가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보는 것도 숨쉬는 것도 항상 하는 행위지만 내가 주체가 아닐 때는 모르는 ‘마주함의 무거움’에 관한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제가 하는 경험들은 사실 특별한 내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가 나에게 문득 어떠한 질문을 했을 때, 제가 그 답을 알고 있지 않거나, 답변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당혹스러운 경험이 있습니다. 사실 어려운 질문도 아닌 너무 당연한 것들에 대한 질문인데 말이죠. 그러한 질문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제가 작업을 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맞닥뜨렸을 때 힘들어지는 질문들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정독하기보다는 풍경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넘겨서 봅니다. 그러다가 마음에 와 닿는 글귀를 만나면 그 주변을 점점 넓혀가며 수 십 번, 수 백 번 읽습니다. 메를로 퐁티의 책을 읽던 중 봄의 나르시시즘과 관련한 문구를 발견했습니다. 퐁티가 인용을 했던 세잔의 말로 “풍경이 나를 바라보고, 나는 그 풍경의 의식이다”라는 문구였습니다. 불교 철학을 삶의 태도로 갖고 있던 저에게 평소 메를로 퐁티의 철학은 원시불교와 놀랍도록 흡사한 부분이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불교집안에서 자란 저에게 불교는 절이 있는 산 속 자연처럼 익숙했습니다. 그런데 어릴 적 제가 가족들에게서 이해했던 불교는 ‘기복적인’ 성격이 포함되어있었지요. 하지만 대학에 가서 ‘불교철학’을 공부하면서 제가 알던 불교의 기복적인 성격은 불교의 원래 가르침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불교 철학은 굉장히 이성적이고 무서울 만큼 과학적인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저에게 인과의 모든 무게를 지우는 그런 철학이었고, 더 이상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종교와는 달랐습니다. 이러한 불교 철학에 매료되어 삶의 태도와 관련시키며 계속 공부했고, 작업과도 연결짓기 시작했습니다. 삶의 문제들을 이성과 논리에 기대어 인과와 업으로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광활한 차원의 인과와 업에 대해 인식하게 되었고, 그것을 본격적으로 느끼게 된 것은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였습니다. 아이의 시간 중에 정말 작은 시간 이외에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무기력함 같은 것이 생겼습니다. 어렸을 때 몸이 좋지 않아 오랫동안 병원에 있었는데, 잊었던 기억이 다시 생각하면서 너무나 소중한 존재, 내 아이의 미래를 알 수 없고 보호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너무나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신을 찾고 만나고 싶었습니다. 철학과 종교 사이에서의 갈등이 표현되어있는 이 작업의 사운드는 제 또 다른 작업인 <여정Journey>의 배경음악입니다.

오늘 들려드린 이야기는 미리 계획을 세우고 준비한 것은 아닙니다. 강연을 여백없이 준비하면 오히려 망치는 경우가 많아, 얼굴을 보며 떠올랐던 생각과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었습니다. 여유롭게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의 호흡과 시선이 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지요.”

아티스트 토크가 끝나고 관객과의 Q&A가 진행되었다.

Q: 특정한 이미지를 만든 이유가 있나요?

A: 본다는 것이 비물질 적이고 가장 자유로운 행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가 본다는 것이 무언가를, 내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과 Karma의 무게를 표현하고 싶어서, 물리적이고 구축적인 이미지를 떠올렸습니다. 만들어 낸 이미지는 가상공간에서 무언가를 쌓아가는 이미지인데, 이러한 이미지는 나에 의해 컨트롤 될 수 없습니다. 또한 본다는 행위가 편안한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켜줄 수 있는 시각적인 질감, 일정의 날카로움도 함께 담고 싶었습니다.

이 작업의 핵심은 전작 <여정Journey>과 연결됩니다. 현재 Virtual Reality, 가상공간이 사람들을 자극하고 미션을 주고 뭔가를 성취하게 하도록 개발되고 있습니다. 제 고민은 이 ‘가상공간을 온전한 사유의 공간으로 만들 수 는 없을까’ 라는 것입니다. 현재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퓨쳐랩(Futrelab)의 대표인 마틴 혼직(Martin Honzik)이 메르세데스 벤츠와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러한 질문을 합니다. “자동차 앞에 큰 사고가 나서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틀어야 한다. 왼쪽에는 노인이 오른쪽에는 7살된 아이가 있다.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 틀도록 인공지능에 입력할 것인가?” 이것은 과학적이라기 보다는 굉장히 철학적인 질문입니다. 이러한 첨단 기술들은 우리에게 ‘인간이란 존재의 정의는 무엇인지’, ‘너희가 갖고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매서운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답변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그 후에는 기술이 우리를 대신하여 답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에 대해 비평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질문보다는 관객으로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처음 작업을 지켜볼 때 굉장히 생소했습니다. 이질적인 것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생겨나는데, 이 구조물은 어느덧 풍경과 잘 어울립니다. 끝난 후 백워드로 돌아가면서 구조물이 길처럼 보여서, 제 개인적인 경험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30년 이상 일기장을 써왔습니다. 매일 일기를 쓰는데 내게 익숙한 것은 잘 쓰지 않습니다. 그날 내가 새롭게 보고 새롭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쓰게 됩니다. 가끔 몇 년 전의 일기를 꺼내 보는데요, 매일 쓸 때는 새로웠던 것 같은데, 10~20년 간의 일기를 보면 내가 한결같은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고 놀랐습니다.

A: 사적인 경험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시선에 따라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그것이 의미가 있는 것인지 반문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진정 이 행위의 주체가 맞는지? 내가 거대한 흐름에서 일부인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과 함께, 제 자신은 거대한 과정중의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저는 기록을 한다는 것이 두렵고 무엇인가를 남긴다는 것이 어렵습니다. SNS에 글을 남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신만의 역사를 갖고 있다는 것이 부럽습니다.

Q: 미디어 아트를 홈씨어터 같은 분위기에서 보니, 따뜻함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관객과 1:1로 상호작용하며 만나는 경험을 많이 해보셨나요? 오늘의 경험이 작가 분께는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제 작업을 보는 사람들을 보는 일 자체가 제게는 어렵습니다. 도슨트 분들이 너무나 멋지게 설명하셔서, 제가 작품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더라구요. 저는 오늘 여러분께서 저와 함께 해주신 49분의 시간의 무게를 견뎌야 했습니다. 그 시간으로 인한 여러분의 불편함은 제가 감당하는 불편함이기도 했습니다. 불편함이라는 것은 중요한 키입니다. 삶에 대해 질문하게 되는 순간이지요. 우리는 삶을 부드럽고 원만하게 살려고 노력하지만 진짜 내 삶의 의미를 결정하는 것은 그 불편함이 아닐까요? 그 불편함을 어떻게 마주하고 겪어내는 가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저에게 불편하고 생소하고 낯선 경험이었지만,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관객들의 경험 또한 거울을 바라보는 작가분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제가 행사의 주체이고, 여러분이 객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제가 여러분이 생각을 투영하는 통로이거나 대상 Object일 수도 있습니다. Object는 객관이 될 수 있지만, 저항 Objection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결국에는 이런 불편함과 몸으로 느끼는 경험의 시간들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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