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Work Gallery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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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 파트너십 초대전시
ThisWeekendRoom x ACC(Asia Culture Center)

15 Jan – 28 Feb 2019
Asia Culture Center Media Wall

Artists
고재욱, 구수현, 국동완, 노해율, 민준홍, 박승예, 로와정, 박지희, 박현주, 송은영, 윤정미, 윤인선, 이은경, 이은선, 이은우, 이재헌, 이정우, 장은의, 전명은, 조재영, 지희킴, 차혜림
Cody Ellingham, Henry Driver, Mathieu Latulippe, Hugo Boguslawski, Min Clara Kim, Chris Romero, Dries Segers, Yoshi Sodeoka, Achraf Touloub, Daria Jelonek, Ting-Ting Cheng, Juila Gruner & Liza Dieckwisch, Nancy Diniz, Lakin Ogunbanwo, Solveig Landa, Waratah Lahy, C. L. Salvaro, Benny Van den Meulengracht-Vrancx, Naoto Hieda, Prudence Flint

Credit
주최|국립아시아문화전당 미디어월
기획|디스위켄드룸
총괄|김나형
프로젝트 매니저|이가현
어시스턴트 큐레이터|최혜원
어드바이저|안미희, 이주현
그래픽디자인|김나희, 황휘
사진|남성현
후원|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미지아트팩토리

Host|Asia Culture Center Media Wall
Curated by ThisWeekendRoom
Director|Nahyung Kim
Project Manager|Amy Gahyun Lee
Assistant Curator|Hyewon Choi
Advisor|Mihee Ahn, Jennifer J. Lee
Graphic Design|Nahee Kim, Hwi Hwang
Photo|Sunghyun Nam
Supports & Partners| Asia Culture Center, Image Art Factory

《Recent Work Gallery Ⅱ》, 2019, Installation view, ACC Media Wall
《Recent Work Gallery Ⅱ》, 2019, Installation view, ACC Media Wall
《Recent Work Gallery Ⅱ》, 2019, Installation view, ACC Media Wall

Introduction
디스위켄드룸이 “일상에 예술을 포스팅하다”라는 기조로 2017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 ‘Recent Work Gallery(리센트 워크 갤러리)’의 두번째 에디션은 디지털 형태의 ‘오픈 콘텐츠 이미지(Digital Open Content Image)’에 주목한다. ‘오픈 콘텐츠’는 오픈 소스의 확장된 개념으로 창작물을 공공이 공유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상태를 말한다. 프로젝트는 어느 영역보다 원본성과 저작자가 가지는 권리에 집중하는 순수예술이 시대와 교감하는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시각 예술가 60여 명과 합의해 생산한 작품의 디지털 소스를 웹에서 한시적으로 무료 배포한다.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2019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미디어월 파트너십 전시에 공식 초청 받아 두 달간 상영되었다.

The second edition of the Recent Work Gallery project, which began in 2017 under the motto of “Posting Art in Daily Life” by ThisWeekendRoom, pay attention to the ‘Digital Open Content Image’. ‘Open content’ is an extended concept of open source, and refers to a state in which creations are shared and used by the public. The project asks how does fine art, which treats originality and creator’s rights more important than any other area, relate to the times. We create digital sources of the works of over 60 domestic and global visual artists and distribute them for free on the web temporarily. The project results were officially invited to the 2019 Asia Culture Center Media Wall Partnership Exhibition and screened for two months.

Preface
인터넷과 미디어가 인간의 존재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는 말은 이미 사회 속에 흡수되어 당연한 삶의 방식이 되었고, 지금의 온라인은 단순히 기술과 테크놀로지를 뛰어넘어 동시대의 문화로 이해되고 있다. 현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온라인 환경을 자신의 필요에 따라 이용한다기보다는 온라인 세상 속에 자연스레 노출되어 지내고 있다 함이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이러한 온라인 세상은 생활에 필요한 미시적이고 기본적인 상식에서부터 전문적인 지식까지, 사소한 개인의 일상 공유에서부터 사회정치적 이슈의 공론장까지를 망라하며 실시간 우리와 전 세계를 연결시키는 열린 플랫폼으로서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세대와 권역의 경계도 없고 지식과 정보가 경로와 상관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연결되는 불확정적이고 광대한 공간으로 각종 정보들은 소비되고 재생산되며 증식된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잠들기 전까지 잠시도 손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절대지존인 스마트폰 안에 가능한 모든 공간을 사적인 공간으로 만들었고, 이제 소셜미디어를 통한 새로운 사회적 소통 체계를 중심으로 포스트 온라인 시대가 진행되고 있다. 포스트 온라인은 예술 문화 속의 포스트인 터넷과 포스트디 지털과 같은 동시대 미술에 대한 매체적 접근을 넘어선 오늘날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체제가 형성하고 있는 변화와 그 여파로 하나의 개념이라기보다는 서사(narrative)에 가깝다. 이 포스트 온라인 현실은 사이버 공간과 분리되지 않은 채 확장된 사적 공간에 머물며 사적인 소통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가상과 실재 공간을 동시에 넘나들고 옛것과 새로운 것, 로우테크와 하이테크의 경계가 무의미해지고, 작가와 관객에서부터 기술과 예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계는 희미해졌다.

불과 18년 전 인류는 새 천년을 맞이하며 밀레니엄 버그(Millennium Bug)와 함께 모든 전산시스템이 마비되는 것을 염려하고 지구가 종말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호들갑을 떨었다. 20년이 채 지나지도 않은 시점인 지금 사람들이 손바닥만 한 컴퓨터를 항상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고 자료를 전송하고 세상을 공유할 거란 생각을 절대 할 수 없었다. 스마트폰 분실이 현대인에게 가장 무섭고 경험하기 싫은 현실이 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인터넷의 급격한 발전으로 우리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의한 세계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를 지나 포스트 디지털 시대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는 지금의 디지털은 더 이상 목적을 위해 학습되어야 하는 도구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환경으로 존재하게 되었다.

인터넷 망인 월드 와이드 웹(www)이 처음 등장한 1989년 이후 사람들은 모니터 너머의 가상공간과 긴밀하게 연결돼있다. 다운로드, 검색, 소프트웨어와 같은 디지털 시각 문화의 문법이 온라인을 넘어 회화, 사진, 설치 등의 형태로 갤러리에 전시되고 포스트 인터넷 아트는 인터넷 이후의 미술을 정의한다. 동시대의 데이터화된 이미지는 디지털 매체와 인터넷 등의 특정 영역에만 국한된 개념이 아니라 현실을 넘나들며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또한 언제 어디서든 사이버 공간과 접속하고 구글링(googling) 하며 정보를 획득하고 확인하는 이동성까지 장착하였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시장은 거대 산업으로 자리 잡았으며 예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앱 스토어라 불리는 가상의 온라인 마켓에 하루에 수없이 많은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들이 등록되고 사용자들은 이러한 서비스들을 유료 또는 무료로 다운로드하고 있다. 이 가상성의 확대는 미디어의 발전이 가져온 또 다른 주목할 변화 중에 하나이며 가상적인 것을 이용하는 방식이 동시대 미술 안에서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작가들은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붓 삼아 창작 활동을 펼치며 일상의 이미지들을 온라인 현실에서 짜깁기하고 뒤섞어 환각적이고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창조한다. 디지털 페인팅이 출현했고 전시장을 게임 속 공간으로 전환하고, 현실의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이미지 분석 알고리즘을 거치거나 웹상의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한 결과물들이 전시된다. 가상은 실재가 되고 반면 실재는 점점 가상화되는 착시를 만들며 매체가 인간 삶의 방식과 존재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현상의 경험이다.

인터넷 공간은 ‘누구든지, 언제든지 그리고 어디에서든지’ 접근이 가능하다. 이 공간에서 구현되는 예술 또한 마찬가지다. 예술은 사회적 환경을 반영하고 내용이든 형식이 사회적 환경과 무관한 예술은 없다. 예술은 그 무엇보다도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상호작용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사회는 거의 미디어에 의해서 좌우되는 사회가 되어 현실의 개인과 사이버 공간에서의 개인은 거의 같은 무게감을 갖고 있다. 예술도 이러한 미디어를 도구로 쓰든 매체 그 자체를 기반으로 해서 구성되든 미디어에 의존하는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 즉, 현대인에게 미디어 경험은 모든 일상적인 미적 경험의 근본이 되었고, 어떠한 예술도 미디어를 전제하지 않고 존재할 수 없으며, 어떤 사람도 미디어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벤야민(Walter Benjamin)은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에 대하여(The Work of Art in the Age of Its Technological Reproducibility)」(1936)에서 이미지가 영화나 사진 이미지를 통해 복제 혹은 재생산될 경우 원본의 아우라가 사라진다고 주장하며 기술 복제(mechanical reproduction)에 따른 재생산으로 인해 변화된 예술의 위상과 이전과는 다르게 변화하는 이미지의 특성을 파악하였다. 텍스트보다 한 장의 이미지로 가치를 전하는 이 시대의 디지털 이미지는 온라인에서 급격하게 배포, 분산, 유통되는 흐름을 태생적으로 안고 있다. 이러한 순환하는 이미지는 높은 해상도를 유지할 수가 없으며, 끊임없이 수정되고 리포맷되는 변형의 과정을 통해 다시 한 번 원본의 가치와 의미는 무색해진다.

예술계에서 새로움의 기대에 대한 반대급부는 항상 존재해왔다. 새로운 예술이 등장할 때마다 이를 둘러싸고, 예술의 종말인지, 예술의 확장인지, 아니면 또 다른 예술의 등장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논쟁이 있어왔다. 아서 단토(Arthur Danto)가 주장한 ‘예술의 종말’에 관한 이야기가 늘 있어왔던 예술계의 논쟁인 것처럼 테크놀러지를 둘러싼 논쟁도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면, 그 새로움의 본질에 대해 또는 새로움과 낡음의 관계에 대해 논쟁한다. 많은 창작활동이 디지털 환경을 기반으로 이뤄지면서 작품의 의미와 제작 과정, 미술관에 작품을 전시하는 형태도 달라졌다. 포스트 인터넷의 기술력을 포괄하는 실천적 제안과 함께 순환, 생산과 재생산, 혼종이라는 포스트 인터넷의 중심 개념은 동시대 예술에 활기를 넣어 예술 실천에서 유의미하게 작동하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의 작가들이 변화된 창작 환경에서 무엇을 만들어나갈 것인지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동시대 미술은 이러한 개념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 구성 속에서 인식과 사회구조, 개인의 문맥들을 예술의 층위에서 보여주는 것이며 비물질적 층위로 확장된 테크놀로지가 예술의 본질과 개념을 설명하는 태도가 될 것이다. 기술 발달과 매체의 급격한 변환이 개인의 삶과 미래에 초래할 변화를 미술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되어야 한다. 더불어 포스트인터넷을 기술이나 형식이 아닌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는 한 방식과 인식의 틀로 바라본다면 관련 담론의 양적, 질적 증대와 이와 연대한 예술 실천은 유의미하게 발전할 수 있겠다.

글ㅣ안미희 (전 경기도미술관 관장)